입사 첫날입사 첫날

Posted at 2009/02/03 13:02 | Posted in 수령님 생활일지
나도 나름 유명한지 최근 친구의 지인이 내 블로그를 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보고에 따르면 나는 '시니컬하고 세상에 불만 많은 놈'이었습니다.

좀 더 이전 친구의 여자친구도 내 블로그를 안다는 보고가 들어왔습니다.
친구는 여자친구에게 다시는 이 곳에 들어가지 말라고 했습니다.

고로 앞으로는 밝고 건전한 블로그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직장일기나 연재해 볼까 합니다.
나같은 게 사회 비판은 무슨 사회 비판이여...

신입사원의 정신자세로 한 시간 일찍 출근했습니다.
할 일 없고 심심해 죽는 줄 알았습니다.
자리에 있는 컴퓨터를 켰습니다.
암호가 걸려 있었습니다.

면접 볼 때 몸이 딱 벌어진 게 왠지 인부틱하게 생긴 분이 있었습니다.
알고보니 이사님이었습니다.
이런......

심심함을 해소해 줄 노트북이 생겼습니다.
당연히 회사에서 대여한 겁니다.
습관적으로 곰플레이어부터 설치했습니다.
다행히 토토브라우저까지는...

모 직원께서 제게 물으셨습니다.
"이 회사 어떤 것 같아요?"
"이 정도면 뭐 괜찮은 것 같은데요."
"아~ 틀에 박힌 이야기 하지 말고요... 젊으신 분이..."
역시 어디서나 제 말은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좋은 상식을 얻었습니다.

회의 후 포부를 밝히라기에 처음부터 튀기 뭐해서 즉석에서 제조한 노멀한 멘트를 날렸습니다.
"에, 위대하신 여러분들과 함께 해 영광입니다. 앞으로 많이 가르쳐주십시오"
분위기는 '뭐야, 이 시덥잖은 놈은...'였습니다.
사장님은 준비한 멘트라 생각하시던데 오랜만에 나를 멀쩡하게 보는 분이 있다고 생각하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저녁 시간이 한 시간이 지났는데 밥을 주지 않았습니다.
친구와 통화하며 "밤 늦게까지 야근해도 상관 없지만 밥을 주지 않는 회사는 다닐 수 없다"고 선언했습니다.
통화를 마치고 내려오자 사장님과 이사님이 따뜻한 얼굴로 저녁 식사를 하자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밤 늦게까지 야근을 했습니다.

입사 첫 날 환영회는 야근으로 시작되었습니다.
그래도 저를 배려해서인지 아무도 퇴근하지 않는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했습니다.
모 파트는 밥도 안 먹고 일을 했습니다.

환영회와 아무 관계 없이(...) 술을 마셨습니다.
원래는 신입사원은 죽이는 게 예의라며 기대하라고 하셨습니다.
차마 미친 개는 건드리지 않는 게 상책이라는 말을 할 수 없었습니다.

오늘 깨달은 바를 요약하면 사당오락(四當五落)
네 시간 자고 근무하면 회사에 붙어 있을 수 있고 다섯 시간 자고 근무하면 잘린다...
이명박 대통령의 서번트 리더십을 넘어 슬레이브 리더십으로 개처럼 일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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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직장일기]회사밥을 먹다 죽을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 무한의 노멀로그 2009/04/05 21:57 [Delete]
  1. 우아아 첫 날 부터 직장생활의 쓴맛을 보다니. 왠지 제가 다 감격스럽군요. '개 같이'란 말이 중의적으로 들리기도 하고 말이죠. -ㅅ-
  2. 청년 백수로써...

    리수령님의 '개처럼 일하자'라는 정신

    무언가 포스를 느낄 수 있는 사상입니다 ㅎㅎ
  3. 나이쑤!!
    저는 백수예비생으로서...
    취업자로서 하시는 말씀들이 모두 머쪄보이네요...
    뭔가 아오라가...ㅡ,.ㅡ;;;헐~

    ps.이제 등수에 연연하지 않을께요...
    • 2009/02/05 11:49 [Edit/Del]
      일반적인 사회적 기준으로 '조건'이 좋은 곳은 아닙니다만 제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습니다. 여기에 대해 좀 더 쓰고 싶은데 아무래도 회사 사람들이 볼 수 있다보니 좀 부담스럽다는...
      등수에 연연하는 분이 있다니, 그저 감동일 따름입니다.
  4. 우왕~ 취직하셨어요?
    추카추카추카
    엘윙님 출장 환송저녁은 물 건너 갔으니, 승환님 취업축하연을 벌여야 하겠군요.^^
  5. 사장님이나 이사님께서도 이곳을 다 알고 계실건디..
    과연 외압 없이 연재가 될지 기대하고 있겠심다!
  6. 왠지 흥미진진한 회사생활이 될 듯 싶은데요 ^^
  7. 축하합니다. 어느정도 자리잡고 난뒤에 우리 날한번 잡읍시다. 회사라....무조건 참으면 됩니다.
  8. 과연.. 이 글의 운명은.. ㅎㅎ;;
  9. 술을....이후에 이야기가 참 마음에 와닿는? ㅋㅋㅋㅋ;;;
    저에게 승환님의 정보를 건넨 모블로거 왈. 저랑 술먹는 스타일이 비슷하시다던데..=_+
    그건 칭찬이 아니었군요..털썩..;;
  10. ㅋㅋ 첨 직장갔던 때 기억나네요. 하루 3시간 자고 새벽 4-5시까지 술을 마셧더랬죠.

    힘내삼...!!
  11. 김선생
    저도 첫출근날 2시간 지각했었던 기억이 새록 나는군요 .ㅎㅎ
    근데 첫 출근날 부터 야근을..ㅎㄷㄷ
    아무쪼록 넘 빨리 burnout 하지 않으시기를 바랍니다.^^
  12. 비밀댓글입니다
  13. 첫날부터 야근이라... 적응이 굉장히 빠르시네요 ^^ 직장일기 앞으로 기대하겠습니다.
  14. 저련
    곧 승환님의 암흑의 능력을 모두들 아시게 될껩니다. 그때까지만 고생을.. ㄲㄲ
  15. 누렁이가 회사에서 일을 하고 월급을 받는다니 상상이 가질 않는구나.....재밌디?ㅋㅋㅋ
  16. 우와~ 취직하셨네요~
    정말로 축하드립니다.
    저도 첫 직장과 두 번째 직장 다닐 때 밤 11시 이전에 퇴근한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아요.
    미혼일 때는 한 1, 2년 죽도록 일해 보는 것도 나름 경험이 될 수 있을 듯..
  17. 사장님과 이사님도 이 곳을 알고 있지 않을까요.

    그나저나 취직이라니......
  18. 하하하 재밌내요. ^^
  19. 민트
    힘내십쇼. ㅎㅎ
  20. 대야새
    백수탈출 축하 축하....
    거기 블로그에 글 쓰면 댓글 남겨 줄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1. (회사에서) 네 시간 자고 근무하면 회사에 붙어 있을 수 있고 (회사에서) 다섯 시간 자고 근무하면 잘린다...
  22. kenneth
    아.. 저도 첫 출근 날 세벽 4시까지 야근(?)했는데 말이죠.ㅡㅜ; 환영회 술은 입사 후 한달 뒤쯤 ㅋㅋ 여하튼 눈팅만 하다가 댓글 답니다.ㅋ 백수탈출 축하드려요 ㅋ
  23. 우와~ 곧 대기업 될 M 기업에 젊은 피! 아니.. 재미난 피가 수혈 된 듯 하네요. ^^;
    즐거운 회사생활 하시길 바랍니다. ^^
  24. 앞으로의 직장일기도 기대하겠습니다.ㅋㅋ
    멋진 회사 생활하기실 바랄께요^^
  25. 건전한 블로그^^ 기대하겠습니다^^
    글이 정말 감동적(?)입니다^^
  26. 입사 축하!!!
    스타한판하자ㅋㅋㅋ
  27. 축하드립니다. ^^;
    그리고, 재밌는 직장의 모습들도 종종(?) 보여주세요. ㅎㅎ
  28. 지금이 새벽2시가 다되어 가는 늦은시간입니다.
    그런데 불꺼진 방에 놋북하나 조용히 켜놓고 미친듯이 깔깔댔습니다.
    잠자던 서방님하가 살포시 실눈을 뜬채 "멍미? 야밤에?"하는 제스춰를 보입니다.
    미쳤다는거져.. ㅡㅡ^

    이거보고 다시 디비자라고.. 서방님하도 안웃을수있나 두고보자고.. 흔들어깨우려다
    참았습니다. 재워야 낼 돈을 벌어오니까요^^;
    잘웃다갑니다=3=33 직딩일기 완전 기대할께요~ 아자아자아자!!!!
  29. ㅋㅋ 직장일기덕에 놀러왔어요.
    ㅋㅋㅋㅋ완젼 재밌네요!! 이거계속 연재하시는건가..?
    음~ 더 둘러보고 놀다 가겠습니다!ㅋㅋㅋㅋ
  30. 김어묵
    입사 3개월차
    이제 수습기간떼고 정사원 되는데 님이랑 동변상련 이네요
    완전 공감이네요.
    4당5락은 대한민국에 살면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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